동급생 살해 혐의로 체
동급생 살해 혐의로 체포된 제이미(가운데)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소년의 시간’. [넷플릭스] “좋아, 제이미 밀러. 현재 시각 오전 6시 15분…. 널 살인 혐의로 체포한다.” 제이미 나이는 13살, 막 잠에서 깬 소년은 특수부대가 얼굴에 들이대는 총구에 기겁해 침대에 앉은 채로 오줌을 지린다. 주근깨 투성이에 앳된, 친구를 한번 때려본 적도 없어 보이는 유약한 아들이 난데없이 ‘살인자’로 지목되자 부모는 비명을 지르며 저항한다. 그러나 소년은 연행되고, 아빠 에디 밀러도 경찰서로 간다. 변호사는 말한다. “제이미, 넌 이렇게만 말하면 돼. ‘노 코멘트(No Comment)’.”넷플릭스 ‘소년의 시간’ 제1화 첫 장면이다. ‘동급생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된 한 소년 제이미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가 지금 전 세계를 강타했다. 11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통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소년의 시간’은 4주째 60~70개국에서 1위를 석권 중이다.도대체 저 우울해 보이는 드라마엔 어떤 ‘마력’이 있기에 전 세계가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소년의 시간’은 각 화가 51~65분, 총 4부작으로 짧은 드라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매 화를 모두 ‘원테이크’로 찍었다. 원테이크(one take) 촬영기법이란 하나의 신을 단 한 번의 컷으로 편집 없이, 즉 인물의 동선과 이동에 걸리는 시간을 사전에 철저하게 계산한 뒤 행동, 대사, 호흡을 ‘한 컷’으로 담는 카메라워크를 뜻한다. 제이미 자택에서 시작된 체포부터 경찰서로 이동하는 도로, 경찰서 내부의 접견실과 검문실, 신체검사실, 유치장까지 인물의 동선이 전부 ‘한 컷’으로 담겼다.우리의 실제 삶처럼, 편집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영상인 셈이다.원테이크로 찍힌 인물들의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멀미가 날 지경이다. 원테이크 촬영기법은 영화 ‘1917’, tvN 시리즈 ‘몸값’ 등에서도 과거 실현된 바 있지만 ‘소년의 시간’은 좀 더 일상적인 공간을 무대 삼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법률에 의거해 만인이 동의하는 규칙에 따라 체포되고, 검거되고, 조사받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져 사건의 당사자가 돼버린 느낌을 준다.‘피의자’ 제이미는 동급생 소녀 케이티를 죽인 혐의를 받고 있다. 제이미는 전날 저문학의 장(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무심코 놓치고 지나간 신간, 인터뷰에 담지 않은 후일담, 각종 취재기 등 이모저모. +α를 곁들여 봅니다.[주의] 이 글은 윤성희 소설집 ‘느리게 가는 마음’ 중 단편 ‘자장가’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소설가 윤성희(52)의 신작 소설집 ‘느리게 가는 마음’(창비)을 읽고 며칠간 자나 깨나 ‘꽈배기’ 생각뿐이었습니다. 꽈배기를 먹고 싶어서 생각한 건 아니고요. 꽈배기의 물성(物性)에 꽂혔다고 해야 할까요.배배 꼬인 빵을 떠올리면 왠지 웃음이 났어요. 폭신한 빵이 꼬였다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해야 할지. 통통한 밀가루 반죽은 평온할 뻔했는데 꼬이고 말았고, 튀겨져서, 설탕에 돌돌 굴려집니다. 밀가루 반죽이 겪었을 지난한 과정을 생각하니 좀 서글프기도 하고요. /창비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소설집에 실린 두 단편 ‘타임캡슐’과 ‘자장가’에서 꽈배기가 나와서입니다. 소설가는 꽈배기를 인생에 빗대는데요. 비슷하게 흘러갈 것 같던 꽈배기에 관한 서술이 조금씩 다르게 변주되어 킥킥대며 읽었습니다.“어째서 고모는 꽈배기 장사를 하게 되었어요?” 기하 아저씨가 물었다. “인생이 자꾸 꼬여서 그랬대요. 그럴 바에는 꽈배기나 꼬면서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단편 ‘타임캡슐’ 중에서)그래서 나는 그럼 꽈배기도 만들어 팔라고 했다. 그러자 이모가 말했다. “인생이 자꾸 꼬여서, 그렇게 꼬인 것은 팔고 싶지 않아.” 꽈배기를 싫어하면서 스크류바를 좋아하는 건 뭔가 모순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내 말에 이모가 고개를 저었다. “스크류바는 녹잖아. 녹으니 꼬인 게 사라지는 거지.” 그 말을 들은 후로 이모의 음식을 먹을 때면 내 안에 있던 모난 것들이 조금은 사라지는 것 같았다. (단편 ‘자장가’ 중에서)소설집에서 어느 고모는 인생이 자꾸 꼬여서 꽈배기나 꼬자는 생각을 하고, 어느 이모는 인생이 자꾸 꼬여서 꽈배기 같은 것은 팔고 싶지 않다고 하더군요.그래서 소설가를 만나 인터뷰했을 때 이렇게 묻고 말았습니다. “결국 인생은 꼬인 거죠?” (이런 질문을 한 저도 조금 꼬인 듯합니다) 그러자 윤성희 소설가는 ‘자장가’의 이모처럼 답해주었습니다. “스크류바도 있잖아요. 꼬였지만 녹으니까 괜찮아요.” 이때의 ‘티키타카’가 기억에 남아서 인터뷰 기사의 리드(맨 앞)에 올렸습니다. 지난달 21일 오전 광화문에서
동급생 살해 혐의로 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