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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오늘날 과학계에서 가장 뜨거운 연구 주제 가운데 하나다. 지구 온난화가 깊은 바다속 해류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지구가 튕겨내는 태양빛의 감소가 어떻게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는지 등 과학자들이 치열한 연구를 통해 건져 낸 과학적 사실은 대중이 기후변화 현실을 인식하고 행동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영국의 기후 관련 비영리 언론인 ‘카본브리프’는 해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 어떤 논문들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는지 순위를 매겨 정리하고 있다. 온라인상 언급량에 기반해 논문의 영향력을 측정하는 서비스 ‘알트메트릭’(Alt 우리은행 대출상담사 metric)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삼는다. 올해에도 평가지수가 높은 25개의 논문을 추리고, 그중 10개의 목록을 따로 작성해 소개했다. 카본브리프가 꼽은 2024년 ‘올해의 기후변화 논문’, 과연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영국 카본브리프가 선정한 2024년 ‘올해의 기후 관 사업자채무통합 련 논문들’. 누리집 갈무리


기후재앙의 뇌관인 대서양 해류, 붕괴가 코앞?
2024년 가장 화제가 된 기후변화 관련 논문은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류’(AMOC·Atlantic Meridional Overturing Circulation, 대서양 해류 순환)에 대한 네덜란드 위트 신혼부부 생애최초 레흐트대 해양대기연구소 연구진의 논문이었다.
대서양 해류 순환은, 대서양에서 열대 지방의 따뜻한 해류가 카리브해와 멕시코만을 거쳐 북미 대륙을 따라 북유럽 쪽으로 흐르고, 북극해 근처에서 차가워지고 밀도가 높아진 뒤엔 대서양 깊은 바다 밑을 통해 남쪽으로 흐르는 것을 말한다. 남반구의 남극 역전 순환류(ACC·Antarctic Overtu 여성전문대출 rting Circulation)와 함께, 이 순환은 여러 지역을 오가며 열을 교환하는 지구의 핵심적인 기후 조절 장치로 꼽힌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결과 이 순환 체계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고 빙하가 녹아 담수 유입이 늘어나면, 해류의 온도·염도 균형을 깨뜨려 순환 자체가 멈출 수 있다는 것이다. 20 마이너스통장사용 23년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팀이 “대서양 해류 순환이 이르면 2025년부터 붕괴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으나, 연구 방법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됐었다.
위트레흐트대 연구진은 지난해 2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물리 기반 조기 경보 신호가 대서양 해류 순환의 붕괴를 알려준다’ 제목의 논문에서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북대서양에 유입되는 담수의 양이 많아지면 대서양 해류 순환이 붕괴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구체적인 붕괴 시점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임계점을 향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적절한 방법론을 동원해 확증한 것이다. 연구진은 또 대서양 해류 순환 붕괴가 가져올 영향도 예측했다. 따뜻한 바닷물이 이르지 못하는 북유럽 등에서는 1세기 안에 겨울 기온이 10~30도가량 떨어지고, 아마존에서는 수분이 더 많이 증발한 결과 허리케인 같은 기상이변이 더 거칠게 일어나며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논문은 주요 언론매체들에 소개되며 무려 601건의 뉴스 보도로 이어졌고, 알트메트릭의 ‘주목 지수’에서 5414점을 기록했다. 카본브리프는 “대서양 해류 순환의 안정성을 탐구하는 논문은 최근 몇 년 동안 카본브리프가 집계하는 순위표에서 최상위권에 있었다”고 밝혔다. 2004년 영화 ‘투모로우’에서도 남북극 빙하가 모두 녹아 대서양 해류 순환이 멈추는 설정이 나오는 등 대서양 해류 순환은 기후변화에서 핵심적인 연구 대상으로 꼽힌다. 논문 저자 중 한 명인 르네 판 베스텐은 카본브리프에 “우리가 붕괴로 나아가고 있다는 상황의 시급성은 이런 시나리오를 막기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시각화한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 모습. 나사 제공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 과연 어느 정도일까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가 ‘기후변화의 경제적 영향’ 제목으로 2024년 4월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이 2위에 올랐다. 알트메트릭 주목 지수는 4142점이었다. 이 논문에서 연구진은 전 세계 1600여개 지역에서 나온 40여년 동안의 데이터를 수집해 기후변화가 경제 성장과 경제의 지속성에 미치게 될 영향을 평가했다. 연구진은 “미래 기후변화가 일으키는 거시경제적 피해에 대한 예측은 적응과 완화, 기후정의에 대한 대중적이고 정책적인 토론을 안내하는 데에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경제적 피해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야,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의 피해를 경제적으로 따져보는 연구는 여러 단위에서 그 결과를 내고 있는 추세다.
이 논문은 인류가 지금 당장 탄소 배출을 줄이더라도 26년 뒤인 2050년 무렵에는 전 세계 소득이 지금보다 19%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이미 배출한 온실가스만으로도 이런 결과가 예측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이 없는 상황과 비교했을 때, 중간 단계의 시나리오는 2049년 기후변화에 따른 전세계 연간 피해액이 38조달러에 해당할 것이라고 봤다. 또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이 가장 적은 국가는 고소득 국가보다 60%, 고배출 국가보다 40% 더 큰 소득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그 부담도 불평등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결과는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피해가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에 견줘 2도 이내로 제한하는 데 필요할 것(‘완화’)으로 추산되는 비용보다 이미 6배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 가운데 한 명인 레오니 벤츠는 “온실가스 배출을 지금 당장 과감하고 즉각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경제적 손실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가 나온 뒤 나온 여러 논문들이 다른 방법을 구사해 따져봤지만 최종적인 수치는 비슷했다고, 주 저자인 맥시밀리안 코츠는 카본브리프에 밝혔다.



지난해 4월 75년 만에 가장 많은 120㎜의 폭우가 쏟아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침수된 도로 위를 차량들이 달리고 있다. 두바이/AFP 연합뉴스


나이테로 밝힌, ‘2천년 동안 2023년이 제일 더웠다’
2023~2024년은 지구가 ‘역대급’으로 더웠던 해로 손꼽힌다. 독일 요하네스구텐베르크대의 얀 에스페르 연구팀은 지난해 5월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것이 어느 정도로 ‘역대급’인지 밝혔다. ‘2023년 여름은 지난 2천년 동안 가장 더웠다’ 제목의 이 논문은 여러 주요 매체들에 보도되어 알트메트릭 주목 지수 4100점을 기록했다. 나무의 나이테에 담긴 과거의 기후정보를 활용해 지구 기온을 추정할 수 있는 범위를 2천년 전으로까지 확장한 것이 이 연구의 핵심이다. 나무가 성장할 때 형성되는 나이테는 날씨가 추우면 간격이 조밀해지고 따뜻하면 성글어지는데, 연구진은 이를 활용해 북반구 북위 30~90도 지역의 지난 2천년간 지표면 기온 변화를 재구성했다.
그 결과 북반구 비열대 지역에서 2023년 평균 여름 기온은 서기 1년부터 1890년 사이 평균보다는 2.2도 높고, 관측 기록이 남아 있는 1850~1900년 평균보다는 2.07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슬란드에서 일어난 대규모 화산 폭발 때문에 지난 2천년 동안 가장 추웠던 시기인 서기 536년 평균보다는 3.39도나 더 높았다.
이는 지구의 온난화 정도가 이미 2015년 파리협정에서 정한 제한선을 넘어섰다는 걸 보여준다. 파리협정은 지구 온도의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는데, 나이테 연구로 지구 기온을 보정해보니 2023년 여름에 이미 2.07도나 높아져 있던 것이다. 연구진은 자신들의 연구 결과가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국제 협정을 이행해야 할 시급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4년은 2023년보다도 더 더운 해로 기록됐다. 올해 초 유럽연합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는 2024년 지구 평균기온이 15.1도로,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에 견줘 1.6도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브라질 아마존 지역의 툼비라 강이 2023년 10월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모습. 연합뉴스


열대저기압, 아마존, 산호초…다양한 연구 주제들
현재 최고 5등급까지로 이뤄져 있는 열대저기압의 분류 체계가 기후변화로 더욱 강력해진 열대저기압들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논문(‘온난화 세계에서 개방형 사피어-심프슨 열대저기압 풍속 척도가 점점 부적절해지고 있다’)이 4위를 차지했다. 1970년대 만들어진 사피어-심프슨 척도는 열대저기압이 일으킬 피해를 따져보기 위해 열대저기압을 최대풍속에 따라 1등급(시속 119~153㎞·74~95마일)부터 5등급(시속 156마일·250㎞ 이상)까지 5단계로 나누고 있다. 논문은 지난 9년 동안 발생한 열대저기압들 가운데 최소 5개가 5등급을 뛰어넘는 위력을 보였다는 점을 지적하며, 6등급을 새로 만들어 최대풍속 192마일·309㎞ 이상의 열대저기압들을 따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 대기가 더욱 습해져 열대저기압이 더욱 강력하게 발생한다. 이 논문은 알트메트릭 주목 지수 3907점을 기록했다.
이밖에 기후변화의 결과로 아마존 삼림의 10~47%가 예상치 못한 생태계 전환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추정한 논문(‘아마존 삼림 체계의 치명적인 전환’), 전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초인 ‘그레이트배리어리프’가 지난 400년 동안 가장 높은 해수 온도로 실존적 위협에 처했다는 것을 지적한 논문(‘4세기 만의 가장 높은 해수 온도로 인해 그레이트배리어리프가 위험에 처하다’) 등이 순위에 올랐다. 2020년 선박들에 저유황 연료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한 조처가 구름 형성에 영향을 미쳐 지구 온난화 가속에 영향을 줬다는 논문(‘선박 배출량의 급격한 감소가 복사 온난화를 초래했다’), 극지방 얼음이 녹은 결과 지구의 질량과 이에 근거한 시간 측정도 영향을 받았다는 논문(‘지구온난화로 인해 지연된 지구 시간 측정 문제’) 등도 관심을 끌었다.
카본브리프가 선정한 2024년 상위 25개의 기후변화 관련 논문들의 목록과 최종 점수 등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